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고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죠. 그동안 문학책을 너무 읽고 싶었지만, 시간은 나지 않고, 막상 어렵게 읽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몰입이 잘 되지 않은 장르가 문학중에서도 소설이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도 집중이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는데요. 다행이도 여러 날에 거쳐 틈틈히 절반 정도까지 읽어 두었던 게 오늘 완독으로 이어진 거 같습니다.
위대한 개츠비가 워낙 유명한 책이긴 했지만, 평소 소설을 즐겨 읽지 않았던 탓에 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요. 책을 읽기 전까지 개츠비가 여자인줄 알았죠. 작가의 국적도 모르고 있었고요. 이실직고하면 닉과 개츠비가 처음 만남을 가진 후에도 한동안 개츠비가 남자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닉과 개츠비의 러브스토리를 그리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무지할 수도 있습니다ㅜㅜ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소설로 꼽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우리 나라에 출간된 판본만 해도 수십 여 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제가 읽은 버젼은 2003년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된 책인데요. 시대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해설과 역자 주를 붙이고, 김욱동 교수의 깔금한 번역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른 버젼을 읽어 보지 않아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스토리의 전개나 문장과 단어의 표현, 묘사 등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술술 잘 읽혔다는 표현이 절절하겠네요.
보시는 바와 같이 네티즌 리뷰가 1002건이나 됩니다. 서평 몇 개만 클릭해서 보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책의 주제나 사건,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자제하고, 다른 독자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위대한 개츠비(책과, 영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책에서 ; 두 손을 여던히 윗도리 주머니에 찌른 채 그는 내 옆을 지나 복도로 걸어 들어갔고, 마치 전깃줄에 닿은 것처럼 갑자기 홱 몸을 돌리더니 거실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은 조금도 우습지 않았다. 나는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을 느끼면서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를 막기 위해 문을 닫았다.
한 삼심 초 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거실에서 목이 막힌 듯한 중얼거림과 짧은 웃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고, 이어서 데이지의 꾸민 듯한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로 기뻐요."
그리고 말이 끊겼다. 견딜 수 없는 침묵이었다. 나는 복도에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방 안으로 들어갔다.
책에서는 개츠비와 데이지가 해후하는 장면에 대한 묘사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느낌이었겠지요. 이 장면을 보면서 나라면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안타깝게 헤어진 옛 연인을 설정해두고, 그와 5년 만에 다시 만난다면 내 표정은 개츠비와 데이지 중 누구와 같았을까요. 미리 알고 준비한 개츠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데이지? 아니면 다른 표정이 지어졌을까요? 눈물을 글썽거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려가서 강하게 끌어 안았을지도 모르겠고요.
두 사람이 해후 하는 장면을 기대하면서 책을 읽어 갔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좀 심심한 느낌이었어요. 별다른 설명이나 묘사가 없었거든요. 다 읽고 난 후에 영화를 보면서 더 강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고
개츠비와 데이지가 5년 만에 다시 만나 이야기 하는 모습입니다.
개츠비를 다시 만난 데이지입니다. 점이 있었군요. 청순, 발랄함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데이지 이미지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아래는 닉이 사촌여동생인 데이지의 집을 처음 방문하여 만나게 된 그녀 모습을 묘사한 책의 내용입니다. 책에는 없던 '점'이 영화에서는 새로 생겨나서 잠시 당황했었습니다^^
P.26 "너무 행복해서 온 몸이 다 마 ―― 마비될 지경이에요." 그녀는 마치 뭔가 아주 재치 있는 말을 한 듯 다시 웃고는 잠시 내 손을 잡고 이 세상에 당신만큼 보고 싶었던 사람을 없었다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늘 이런 식이었다.
나는 다시 나지막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친척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음성은 마치 다시는 연주되지 못할 음정을 배열해 놓은 것처럼 높낮이에 따라 귀를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드는 그런 목소리였다. 반짝이는 두 눈이며 정열적으로 빛나는 입, 눈부신 광채 때문에 그녀의 얼굴은 슬프면서도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녀를 사랑해 본 남자라면 좀처럼 잊기 힘든 어떤 흥분이 깃들어 있었다. 즉 노래하고 싶은 충동, "자, 한번 들어봐요." 하는 속삭임, 방금 즐겁고 신나는 일을 했으며 곧이어 또 즐겁고 신나는 일이 일어날 거라는 약속이 실려 있었다.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데이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개츠비입니다. 그런데 표정에서 '5년의 공백기'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사랑하는 여인을 애뜻하게 바라 보고 있는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남자가 비주얼부분에서는 많이 딸리겠지만요^^
이 책의 화자는 닉이고, 주인공은 개츠비입니다. 닉의 시선으로 개츠비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죠. 키워드는 몇 개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우선 먼저 사랑과 배신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개츠비와 데이지, 닉과 조던(데이지의 친구), 데이지와 톰(데이지 남편), 톰과 머틀(톰의 정부)의 서로에 대한 감정입니다. 배신은 개츠비를 떠나는 데이지와 조던을 떠나는 닉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별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개츠비와 조던의 입장에서 데이지와 닉은 배신자로 비춰질 수도 있을겁니다.
다른 하나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논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라는 것과, 자본주의시대에서 돈은 사랑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나'에 대한 관심이 지극합니다. 당연합니다. 어쩌면 본성일 수도 있다는 '이타심'도 '이기심'이 있어야 가능하죠. 이기심 없는 이타심은 설명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데이지의 마지막 선택은 이기심, 아니 보다 정확히 얘기한다면 '자기애'라고 하는게 옳겠죠. 살해 당하지 않았더라도 살인자 누명을 쓸 수 밖에 없는 개츠비라는 전 애인 보다는 재력있고, 애 아빠이면서 현재의 남편인 톰이 보다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은 데이지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보여집니다. 하지만, 책이나 영화에서는 개츠비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떠나는 데이지의 모습과 감정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 끝부분에 보여진 데이지의 마지막 모습이 그녀의 진심이라면, 어쩌면 우리 인간은 생각한 것보다 더 이기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대적 배경속에서 '미국의 꿈'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말씀드릴게 없네요. 지금까지 간단하게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난 소감을 말씀드렸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완전 몰입하고 읽은 책은 아닙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크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고 그럭저럭 읽을만 했습니다.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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