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킹온 헤븐스 도어>, 김찌의 주장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왜 보너스를 '독서를 할까, 블로그를 할까, 영화를 다운받아 볼까' 고민끝에 보게 된 영화는 <노킹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로 같은 병원에서 동시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주인공이 한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보기 위해 병원을 탈출하여 어느 조직 중간 보스의 자동차를 훔치고, 은행을 터는 등 바다로 향하는 짧은 여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우여곡절끝에 바다에 도착하고 곧 바로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원했던 일을 끝마침으로써 두 주인공은 평화를 얻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세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첫째,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둘째, 바다로 향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그들의 전체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까? 셋째, 바다를 보고, 죽음을 앞둔 시점에 그들의 내면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노킹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중에서
죽음은 탄생과 함께 가장 신비로운 현상이며, 자연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138억 년 전부터 시작된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나이에 상관없이 죽음이라는 신비를 늘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들은 모두 보너스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탄생과 죽음은 우주가 인간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보너스 선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인생이나 삶, 목숨이라고 하는 선물을 다시 빼앗길까 노심초사 걱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왜 보너스를 '덤'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더 없는 축복임을 왜 알지 못할까? 숨 쉴 수 있는 대자연의 공기가 있고, 먹을 음식과 입이 있으며 소화를 완벽하게 담당하는 창자가 있는데 두려울 게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가 안타까워 할 것은 단 하나다. 그것은 바로 '보너스는 유효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자연의 모든 유기체가 가지는 공통 속성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만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서 갖은 노력(지랄이라고 했다가 바꿈)을 다한다. 물론,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위해서, 나아가 장수를 위해서 건강 관리를 하고, 병원 치료를 받는 행위가 폄하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몸을 소중히 한다는 측면에서는 박수 받아 마땅할 것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빈 몸으로 태어났지만, 한 번 뿐인 인생 잘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은 그 나름대로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내 주장을 강요할 수는 없다. 옳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만은 믿어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우리의 인생이 대자연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인생을 '고행苦行'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자아를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인생은 보너스이자 덤일 뿐이다. 인간의 삶은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고 감사(感謝)를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죽음은 아쉬워 해야 할 대상이지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아쉬움이나 후회의 감정은 두려움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영화 <노킹온 헤븐스 도어>, 김찌의 주장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질병 하나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널리 알려진 「보왕삼매론」에는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을 뒤집으면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병장수하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러나 삶의 내용에는 건강과 즐거움만이 아니라 질병과 슬픔과 늙음과 죽음도 있다. 질병을 통해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죽음을 통해 삶의 귀함을 깨닫게 되는 게 우리네 삶을 본질이다.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가_정현채》에서
인간의 불행은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질병없이 무병장수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불행해지고, 내 것이 아님을 알면서 남의 것을 탐하는 마음에서 불행이 시작된다. 즉, 안되는 걸 알면서 기대하고, 행하는 어리석은 행동이 모든 불행이 씨앗인 것이다. 죽음이 두려운 사람은 '나는 '불가능한 것에 욕심을 두고 살지 않았나!'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앞으로는 어리석은 욕망(불가능한 욕심)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자문해 보자.
인간은 죽기 위해 태어난다는 것과 자신의 생각보다 더 빨리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살아가자. 또, 질병없이 살 수 없고, 살면서 아프거나 슬프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남의 것은 남의 것으로 남겨두고 내 안, 내 것에만 집중하자.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보너스고 덤이다. 당신이나 내가 태어나기 위해 노력한 것은 하나도 없다.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억울하다면 당신은 '정신병자'다. 원자로 구성된 우리의 몸은 결국, 원자로 흩어진다. 어쩌면, 자신을 구성하였다가 죽음으로 인해 흩어진 원자가 다른 원자와 결합해 또 다른 인간으로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이고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 년이다. 우리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약 4~5만 년 전에 후기 구석기 문화를 발생시켰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우리의 삶이 '찰나' 라고 불려도 될 만큼 짧은 시간이라는 것을 뜻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두려워 할 시간도 없다.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잘 살수 있을지 고민하고, 미래를 설계해 보자. 과거를 성찰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다. 꿈도 있고, 인생의 목적도 있다. 두려워 하지 말고 죽음을 향해 달려가자. 두려움이 놀라 자빠지고, 뒷걸음 치게 만들자. 장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영화 <노킹온 헤븐스 도어>, 김찌의 주장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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