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안녕하세요.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오늘 늦잠을 좀 잤습니다. 4시 30분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떴지만, 곧바로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 저의 기상시간은 5시 35분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휴일이 아니었다면, 전날 밤의 취침시간과 몸의 피로와는 상관없이 정확히 4시 30분에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했을 것입니다.(활동이라고 해봐야 독서가 전부였겠지만요^^) 어쨌든 오늘은, 잠자는 시간을 한 시간 길게 가져가면서 내 몸에 보약을 먹였습니다. 


아래글은 책 <논증하는 글쓰기 기술_채석용_소울메이트>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오늘 읽었던 책 내용이지요. 모든 비문학 글쓰기는 '논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논증하는 글쓰기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책은 '독자에게 내 뜻을 전달하는 것', 혹은 '독자와 대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독자에게 내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이나 주장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논리정연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논증이 '자신이 제시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근거나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고 했을때, 논증은 글쓰기의 여러 요소중에서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비단, 글쓰기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의 대화에서 내가 하는 말이나 주장을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다면 '유용한 대화'를 넘어 인간관계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말들은 '나의 가치관이나 신념에서 비롯된 생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상대방이 내 얘기에 공감한다는 것은 내 생각, 즉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내 생각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쉬운 내용이지만, 실제 글쓰기나 일상생활에서 빠지기 쉬운 오류인 것 같습니다. 참고하시어 생활에 적용하신다면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그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Rule 23 무지를 논증에 이용하지 마라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반드시 적극적으로 증거를 대야 한다.

아무런 증거도 없다면 아예 그 주장을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논증 과정

a. 우리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불평을 한다. P

b. 우리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는다. ~P

c. 우리 회사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 만족하지 않는다. P

d. 우리 회사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 만족한다. ~p


a와 b사이에는 문제가 없다. c와 d사이에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a와 c를 동일한 내용의 진술인 것으로 오해한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a(P)가 거짓이므로 d(~P)가 참이다'는 잘못된 논증을 구사하게 되었다. 아무리 회사에 불만이 많다고 해도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서 불평을 하지 않고 참을 수 있다. 아니면 지금은 좀 불만이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기 때문에 불평을 늘어놓지 않고 기다리는 중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앞의 진술은 "만족하지 않는다"는 진술과 "불평한다"는 진술을 동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논증은 "회사에 만족하지 않으면서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 직원들이 있다"는 제3의 가능성을 간과하기 있기 때문에 오류이다.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불만이 있는지 없는지는 직원들의 불평 여부와 무관하게 아무도 알 수 없다. 이처럼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빌미로, 즉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에 대해 우리 모두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빌미로 그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오류를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한다. 이러한 오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내 맘대로 주장해도 상관없다"는 잘못된 심리에서 기인한다.


●귀신도 존재하게 만드는 만병통치약

-나쁜 예

 어느 누구도 귀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귀신은 존재한다.

 김태희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 따라서 김태희는 나를 사랑한다.

 6살짜리 철수 : 너 국회의사당 가본 적 있니?

 4살짜리 영희 : 없어

 6살짜리 철수 : 국회의사당에선 천장이 갈라지고 로봇이 나와

 4살짜리 영희 : 우와, 정말? 대단하다.


만약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증거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기 곤란하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논증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좋은 예

 김태희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

 따라서 김태희가 나를 사랑하는지, 혹은 사랑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이 논증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올바른 논증이다. 그런데 결론이 무척 싱겁다. 굳이 모른다는 사실을 소중한 지면을 할애하면서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다.


※지구가 언제 멸망할지 우리는 모른다. 인간이 어떤 종으로 진화할지 우리는 모른다. 과연 신이 존재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주가 언제 소멸할지 우리는 모른다. 이 모든 모르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내용들에 대한 최선의 선택은 침묵이다. 결국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와 관련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이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반드시 적극적으로 증거를 대야 한다. 아무런 증거도 없다면 아예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Rule 24 가능한 풍부한 대안을 모색하라

하나의 진술이 거짓이라 해서 대안이 하나밖에 없는 건 아니다.

가능한 풍부한 대안을 모색해야 결론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예) "철수는 아기이다"가 거짓이라고 해서 "철수는 어른이다"가 저절로 참이 되지는 않는다. 철수는 어린이일 수도 있고 청소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대립관계에 있는 두 가지 주장은 동시에 거짓일 수 없다.


나쁜 예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거부했다.

따라서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수락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립관계에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을 거부했다고 해서 곧바로 민주당의 공천을 수락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의 공천을 받을 수도 있으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 하나의 진술이 거짓이라 해서 그에 대한 대안이 하나 밖에 없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는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가능한 풍부한 대안을 모색해야 결론의 강도가 높아진다.



간단한 독서평<논증하는 글쓰기의 기술_채석용.소울메이트>



또 다른 예(결론의 강도가 높지만 석연치 않은 예)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권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거부했다.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공천도 거부했다.

따라서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수락할 것이다.

이 논증은 이들 정당 이외에도 국민참여당과 국민중심연합 등 다른 정당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좋은 예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권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거부했다.

김철수는 우리나라 정당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김철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다.


●흑백논리의 유혹에 빠지지 말자.

김영희는 정부의 대북제제 방침에 반대한다. 따라서 김영희는 친북 공산주의자이다.


하나의 주장이 거짓이라 해서 그와 대립되는 여러 주장들 가운데 특정 주장 하나만 거론해 그것을 참이라 여기는 행위를 '흑백논리'라 한다. 이는 비단 논증적인 글쓰기에만 해당하는 원칙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흑백논리를 경계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연당했다거나 특정시험에 낙방했다고 해서 자기 자신의 가치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연은 단지 그 사람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만 말해줄 뿐이며, 시험 낙방 역시 그 시험에 자신의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만을 알려줄 뿐이다. 자신과 어울릴 수 있는 수많은 이성들을 외면하고, 수많은 다른 시험이나 진로를 모색하지 않은 채 극단적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하나의 길이 막힐 때 뒤만 돌아보면 안 된다. 옆도 살피고 위도 살피고 때로 아래도 살펴야 한다. 대안은 뜻밖의 곳에서 우리를 반길 수 있다. 






Rule25 일어날 수 없는 사실을 토대로 주장하지 마라

정보가 제약되어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결론을 도출하지 마라.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자료들만이 우리의 논증에 도움을 준다.


귀납적 일반화는 개별적 사례들을 토대로 일반적 결론을 도출하는 논증을 말한다. 제시된 개별적 사례들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들인가에 따라 도출되는 결론의 강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결론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제로 일어난 사실들을 토대로 논증을 구성해야 한다.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을 토대로 한 논증의 나쁜 예

신라는 삼국을 통일해 현재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로 국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대한민국의 영토가 지금보다 두 세배는 넓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은 잘못이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는 말이 있다. 만약 역사에서 가정을 허용한다면 이와 같은 잘못된 논증들이 난무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구려의 삼국통일을 가정해 대한민국의 영토가 지금보다 더 넓어졌을 것이라 상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통일 고구려의 역사 전체가 중국사에 완전히 편입되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라 상상할 수도 있다. 주어진 전제가 상상의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 역시 자의적이며, 그 강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런 잘못된 논증을 스포츠분야에서 흔히 저질러진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없었다면 우리는 4강 진출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든지 "선동열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박찬호보다 더 성공했을 것"이라며 스포츠 팬들은 저마다의 상상과 분석력을 동원해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예측하고 평가하는 것을 즐긴다.


●개고기 찬성론자는 사람고기 찬성론자?

나쁜 예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고기 맛을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만약 개고기 맛은 한번 본다면 그들은 결코 개고기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개고기를 반다하는 것과 개고기의 맛을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고기의 맛과는 무관하게 다른 이유로 개고기를 반대한다. 

......이 논증에 의하면 개고기 찬성론자들은 졸지에 사람고기 찬성론자로 둔갑할  수밖에 없다.



간단한 독서평<논증하는 글쓰기의 기술_채석용.소울메이트>



나쁜 예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의료민영화의 장점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에 반대한다.

의료민영화를 3, 4년만 시행해 본다면 의료민영화 반대론자들도 자신들의 뜻을 굽히고 의료민영화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쁜 예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이 쉽게 걸린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일단 한번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보면 아무런 병에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걱정을 지나친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 주장하는 바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자 할 때 이런 논증을 구사하기 쉽다. 차근차근 주장의 근거를 거론하는 대신 섣불리 원하는 결과를 미리 제시하고, 상대에게 그 결과를 전제로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라고 윽박지른다.


※Rule 23, Rule 24, Rule 25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적적한 태도를 다룬다. 정보가 제약되어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감행할 경우 오히려 결론의 강도가 낮아지고 논증은 실패하게 된다.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자료들만이 우리의 논증에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책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요.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 대화를 잘 이끌고 싶으신 분들에게 유용한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논증하는 글쓰기의 기술'은 분량도 적당하고, 내용도 썩! 괜찮았던 책이었습니다.



간단한 독서평<논증하는 글쓰기의 기술_채석용.소울메이트>



논증하는 글쓰기의 기술
국내도서
저자 : 채석용
출판 : 소울메이트 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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