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공부 시작(드로잉, 스케치) & 나만의 고유성과 인생의 과업 찾기
열린 창문 사이로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는 평화로운 저녁입니다. 거실에서 다육이를 하고 있는 아내와 자기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 이런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무엇보다 이런 우리집 풍경이 너무나 평화롭게 느껴져서 가슴마저 벅차 오르는데요. 이 느낌, 이 감정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서 급하게 포스팅을 시작하였습니다.
아내가 다육이를 하고, 아들이 책을 읽고 있는 시간에 저는 몇 일 전에 구입한 책 《나 혼자 연필 드로잉》을 읽고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림 그리기가 관찰력과 창의력을 기르는데 매우 훌륭한 도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몇 년 전에 읽었던 책 《생각의 탄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음~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지"하며 잠시 스쳐가는 생각으로 치부하고 말았는데요.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림 그리기가 더 늦기전에 서둘러 시작해야만 하는 중요한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차차 말씀드리기로 하고, ―그래서 바로 미술 관련 책을 두 권 주문하였고, 도착한 책 중에서 《나 혼자 연필 드로잉》을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 혼자 연필 드로잉》은 부제목에도 잘 나와 있듯이, 기초 스케치부터 고급 테크닉까지 잘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고요. 같이 주문한 다른 한 권의 책은 《스케치 쉽게 따라하기 마스터 컬렉션》으로, 저자의 인사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인사말 전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케치 쉽게 따라하기 마스터 컬렉션_김충원》
들어가기 전에
스케치란 우리가 손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표현하는 그림, 즉 드로잉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형식을 통칭합니다. 스케치는 드로잉을 익히는 과정의 습작, 채색 작품을 위한 밑그림, 혹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해 신속하게 그리는 그림이나 아무 생각 없이 끄적거리는 낙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가볍고 단순한 드로잉의 의미로 스케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그 중에는 뛰어난 예술적 능력을 입증하는 훌륭한 작품으로 대접받는 스케치도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걸작은 수많은 스케치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디자인 작품, 그리고 멋진 발명품도 모두 스케치라는 과정을 거쳐 구체화한 결과입니다. 스케치를 익힌다는 것은 머리속에 자리 잡은 다양한 이미지를 하나의 구체적 이미지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며,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익히는 일입니다. 또한 생각과 감정 등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연마하는 공부이기도 합니다.
스케치를 익히고, 이것이 습관이 되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창의력도 길러집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자부심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이며 삶을 더욱 풍부하고 여유롭게 이끕니다. 진정한 미술 애호가는 값비싼 그림을 소장한 사람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그린 그림 한 점을 벽에 걸어 둘 수 있는 사람입니다.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혹은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바쁜 세월을 보내면서 미술 공부를 미뤄 왔다면 지금부터 시작합시다.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영감을 위해, 학생이라면 감성과 창의성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 좀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모든 창작의 시작을 의미하는 스케치는 꼭 필요한 인생 공부입니다. 지난 35년, 미술 선생님이자 드로잉 아티스트로 살아온 저의 역사와 노하우가 이 책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외롭게 미술 공부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목표는 뭔가를 써내려가듯 쉽게 뭔가를 그리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본 것을 나중에 마음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잘' 보는 능력을 갖는 것이었죠. 또 시인 에드워드 E. 커밍스Edward E. Cummings는 자신을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잘 보아야 하는데, 잘 보는 능력을 관찰력이라고 했을때,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림 그리기를 잘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뇌는 복잡한 형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기억하는 것을 싫어해서 어떤 대상을 봤을 때 그것을 단순하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스케치 쉽게 따라하기 마스터 컬렉션》 김충원은, 실제 장미 봤다고 가정했을 때, 뇌가 기억하는 이미지는 그 장미가 아닌 아닌 장미의 상징 이미지고, 그 장미를 다시 그림으로 표현할 때는 기억 속에 있던 상징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고 관찰력 , 즉 자세히 들여다보는 힘은 그 습관을 누르고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지하는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술 공부 시작(드로잉, 스케치) & 나만의 고유성과 인생의 과업 찾기
제가 미술 공부(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관찰력과 창의력을 강화해서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늦은 나이에 미술 공부를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관찰력과 글쓰기의 상관관계는 지난 글(관찰에 대해서, 도서 《지금 시작하는 생각 인문학》과 《생각의 탄생》)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에도 몇 번 말씀드린적이 있는데, 저는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늦깎이 예비 저자입니다. 파울로 코엘료와 같이 명성과 부를 모두 이루고 싶은 욕심 많은 사람이죠. 하지만, 단순한 욕심쟁이로 남을 수는 없는 노릇, 보다 근본적인 이유와 목적을 찾아야 했습니다. 역사 속의 많은 거장들이 자신을 이끈 어떤 내면의 힘이나 목소리, 또는 운명 의식을 경험했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저 역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했고,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자아의 목소리 ―저는 한 사람이지만, 제 안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아를 평소의 '나 자신'으로 규정하여 정체성으로 확립해 놓고는 있지만, 엄밀히 따져 제 자신을 단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인간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 모두가 그렇다고 봅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자아를 통합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평소 우리가 겪게 되는 감동과 환희, 고통, 걱정, 고민 등의 감정들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스터리의 법칙》에서 로버트 그린 "당신이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씨앗 하나가 심어진다. 그 씨앗은 바로 당신만의 독특한 고유성이다. 그 씨앗은 자라고, 스스로의 모양을 바꾸고,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기를 원한다. 씨앗은 그 안에 본래적이고 적극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다. 당신 인생의 과업은 그 씨앗을 키워 꽃을 피우는 것, 일을 통해 당신만의 고유성을 표현하는 곳이다. 당신은 잠재력을 발휘하고 꽃을 피워낼 운명을 갖고 있다. 당신이 그것을(내면의 힘이든, 목소리든, 그 어떤 표현이라도 상관없다) 더 강렬하게 느끼고 유지할수록 인생의 과업을 성취하고 마스터리에 도달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그린이 말하는 '마스터리의 길'이라는 것을 저는 '다른 말로 성공의 길이라는 것은 잠재력을 폭발시켜 목표를 달성하고, 많은 돈과 명예를 얻는 것을 넘어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여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고, 이런 과정을 자연스럽게 삶에 녹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술 공부 시작(드로잉, 스케치) & 나만의 고유성과 인생의 과업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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